2. 참가업체는 왜 전시회에 참가하는가

주최자는 결코 참가 기업의 전시성과를 책임지지 않는다.

 

기업 입장에서 볼 때, 전시회는 수많은 마케팅 채널 중 하나일 뿐이다. 전시회 참가는 수많은 일들 중 하나일 뿐이지만 품은 정말로 많이 드는 고된 일이다. 그렇다면 기업은 왜 전시회에 참가해야 하는가?
기업에서는 무엇보다 우리 회사가 왜 전시회를 나가야하는지 자문해야 한다. 기업이 목적하는 바가 무엇이냐에 따라 전시회를 나갈지, 자체 이벤트를 할지, 또는 제3의 마케팅을 할지 결정해야 한다. 만약 기업이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고자 한다면 전시회를, 현재 고객 관리가 중심이라면 기업 이벤트를 기획해야 한다. 즉, 바이어의 타겟팅에 따라 전시회를 나갈지 말지 고려해야 한다.

 

전시회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전시 담당자들이 제일 고민하는 것이 전시회에 나가서 누구를 만날지, 어떻게 고객을 응대할지, 그리고 과연 전시회를 통해 계약을 맺을 수 있을지 등에 관한 것들이다. 그러나 이런 고민을 하기 전에 우선 마케팅 관점에서 전시회의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알아야 한다.
시대가 빠르게 변함에 따라 마케팅을 정의하는 관점도 새롭게 바뀌고 있다. 필립 코틀러는 그의 책 <마켓 4.0>에서 ‘연결 후 시대의 고객 경로’를 다음처럼 정의한다. 기업의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우선 알리고(인지) – 관심을 갖게 하며(호감) – 구매 전 관심(질문)을 일으켜 구매(행동)를 하도록 만들고 – 최종적으로 충성고객(옹호)이 되게 하는 것이 목적이자 고객 경로다. 여기서 전시회의 역할은 고객이 행동하게 하는 즉, 계약이나 샘플을 주문하는 ‘행동’ 단계까지다. 그 이후 마케팅 활동에 따라 고객은 재구매 또는 재방문할 것인지 아니면 거래를 중단할 것인지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전시회는 마케팅 관점에서 찾고자 하는 바이어를 발굴-초대-미팅-샘플/오더 등에 대한 명확한 계획과 행동들을 수반해야 하며, 이러한 계획들이 사전에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전시 참가에 대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게 된다.

 

왜 현대자동차는 CES 전자쇼에 참가하는가

만약 전시회에서 찾고자 하는 바이어의 정의와 타겟팅이 결정되었다면, 현재 시장에서 새로운 바이어를 발굴할 것인지,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서 신규 시장 창출을 위해 바이어를 만날 것인지가 전시회 참가의 또 다른 기준이 될수 있다. 예를 들어 테슬라의 자동차 사업 진출로 폭발한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현재 내연기관 자동차 업체들은 전자업체와 협력을 위한 파트너 찾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GM은 전통적 모터쇼를 넘어 CES에 참가하고, 현대자동차 역시 2016년부터 CES 참가를 통해 ‘Clean Mobility’를 외치며 동맹군을 찾고 있다.

 

결국 ‘리드(lead)’를 얻기 위함이다

수없이 외치는 말이지만 전시회에 참가하여 단번에 계약을 맺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전시회에서 처음 만난 바이어와 현장에서 바로 계약을 할 수 있다면, 다른 마케팅 활동은 왜 필요하겠는가.
안타깝지만 주최자는 결코 참가 기업의 전시성과를 책임지지 않는다. 3일 동안 전시회에 2만 명이 온다 해도 한 업체의 부스에서 상담할 수 있는 바이어 수는 한계가 있다. 하루에 20명만 상담한다고 해도 3일 동안 60명이 한계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왜 전시회에 나가야 하는지 자문하고, 답을 얻었다면 철저한 사전 마케팅부터 현장-사후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기업 스스로 전시회의 참여 목적에 따른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결국, 전시회는 향후의 거래로 이끌만한 세일즈 리드(Sales lead)를 끌어내는 것이 목적이며, 필립 코틀러가 제시한 ‘행동’ 단계까지 전시회가 마케팅 채널로서 끌고 가주어야 한다. 최종적인 계약과 재구매는 전시회를 통해 만난 바이어와의 지속적인 관계 구축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것이 바로 기업이 전시회에 참가해야 하는 이유이다.

 

소통의 관계가성장을 만든다

 

지금까지 10여 년 정도 전시회를 경험했지만 아직도 배울 것이 많다고 느낀다. 모든 것이 그렇겠지만 전시회 역시 어떤 입장에서 참여하느냐에 관점이 매우 달라진다.
그래서 원고 의뢰를 받고 주최자, 참가업체, 그리고 참관객 중 어떤 입장에서 써야할까 고민이 되었다. 이번 원고에서는 그 간의 경험에 비추어 참가업체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전시회, 고객이 찾아오는 마케팅

무역전시회에 참가하는 업체는 대체로 제품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온다. 판매하는 곳이 해외가 될 수도 있고, 국내가 될 수도 있다. 또는 대기업일 수도 있고 중소기업, 혹은 그보다 더 작은 단위인 개인일 수도 있다. 판매하는 제품도 부품이나 소재 등 유형의 제품에서부터 무형의 컨설팅까지 다양하다.
전시회에서 이러한 판매와 구매 입장을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놓고 보면, 벤더(VENDER)의 관계로 이해할 수 있다. 대기업의 경우 1차, 2차, 3차 벤더는 서로의 영향력과 필요성에 의해 전시회 참가를 결정한다.
전시회에 참가하면 대외적인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기존의 바이어를 관리하거나 새로운 바이어를 만나기 위해 전시회를 선택하기도 한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국내 영업만으로 정해진 시간 내에 전국의 가망고객을 모두 만나기가 쉽지 않다. 전시회는 짧은 시간 안에 전국에서 우리 회사의 물건을 봐주고 써줄 고객이 찾아온다. 바로 이러한 점이 전시회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매력이다.
이를 위해 대기업은 주로 브랜드 홍보차원에서 전시회를

찾고, 중소기업은 작은 규모의 영업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보기 위해 찾는다. 중소기업의 경우, 전시회는 아주 적합한 마케팅 방법이다. 물론 전시회가 언제나 모든 참가업체의 필요와 요구를 충족시켜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참가업체가 전시회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고객이 직접 찾아온다는 점이다. 특히 무역전시회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고객도 찾아오기 때문에 무역을 하고자 하는 업체들은 필수적으로 전시회를 마케팅 전략에 넣고 있다.
일반 전시회 역시 고객이 찾아온다는 점은 똑같다. 유학박람회의 경우는 주로 무형의 제품(교육)을 컨설팅하며 학교와 학과 그리고 교육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무역전시회와 같이 유형의 제품을 놓고 만져보고 들어보고 움직여보는 것이 아니다보니 상담 비중이 무척 높다. 경쟁사 간의 치열한 영업과 마케팅은 간혹 과다 경쟁을 부추기고 이로 인해 서로 제 살 깎아 먹기를 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동반성장을 위한 기회

전시회의 순 기능 중 하나는 업계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생 기업이 이름이 있는 전시회에 참가하기만 해도 참관객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고, 어느 정도는 공신력을 생성하기도 한다. 신생 업체이지만 전시회를 통해 정확한 정보 전달을 할 수 있고, 조금의 노력을 더하면 참관객에게 관심을 받을 수도 있다.
필자의 고객 중에는 조그만 사무실에서 직원 한 명으로 시작해서 전시회를 통해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한 사례가 있다. 전시회를 주최하는 입장에서 보면 참가업체가 전시회를 통해 성장하는 것은 굉장한 보람이다. 꾸준히 전시회에 참여

하는 업체들은 그만큼 전시회가 참가업체에게 제공하는 장점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통과 공감이 공부다

어떤 전시회가 오랜 시간 유지되어오고 있고, 여러 회차 진행되었다는 것은 참가업체와 전시회가 모두 성장할 만한 이유가 있다는 의미다. 주최자로서 참가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무엇인가 혜택을 주려하는 것도 좋지만, 참가업체가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참가업체를 만나면 매번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기 보다는 먼저 업체의 요구를 알아가는 대화가 있어야 한다. 업체 이야기를 들으면 많은 것을 얻게 된다. 다른 전시회에서 어떤 점에 감명을 받았는지, 어떤 점이 불편했는지, 우리 전시회에서 바꿔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등등 여러 가지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물론 필자는 아직도 많이 부족한 주최자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더해지다 보면 언젠간 소통을 통해 참가업체가 만족하는 전시회를 만드는 전시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 전시인은 늘 업체를 만나고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뛰어보지 않고 업계의 흐름을 읽을 수 없다. 또 업계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도 없다. 주최자가 업계의 필요와 요구를 이해해야 전시회가 갖는 장점과 단점을 잘 설명할 수 있다. 주최자는 참가업체가 전시회를 통해 새로운 마케팅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함께 공부해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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