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시산업으로서의 에어쇼

미국의 라이트 형제가 가솔린 기관을 이용한
플라이어호로 1903년 세계 최초 동력 비행에 성공했다.
그 당시 비행거리는 12초 동안 36m에 불과했다.
그러나 6년 뒤 1909년 세계 최초로 파리에서 개최된 에어쇼에는
무려 380개 참가업체에서 제품과 발명품을 선보였으며,
방문객만 10만 명에 이르렀다.

 

대중매체 전달이 늦었던 당시로서는 에어쇼 출품이 마케팅 활동과 투자자 확보에 가장 최우선적인 장소가 되었으며 신기술 확산에 큰 역할을 하였다.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에어쇼는 항공우주 분야 마케팅 활동 장소이자 최신 기술 교류 시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각국 정부는 자국의 항공우주 기술 발전과 교류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자국의 항공 군사력 과시를 위해서도 정부 차원에서 에어쇼 개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6년에 처음으로 경기도 성남에서 국제 에어쇼인 ‘서울 에어쇼’를 개최했으며, 1998년 제2회 에어쇼에 이어 2001년 10월에 제3회 서울 에어쇼가 개최된 이후 2년마다 개최하고 있다.

 

에어쇼 개최 장소의 특이성

전시회나 컨벤션 기획자로서 신규 행사의 개최지를 선정할 때 장소의 접근성, 전시장 시설물 현황과 경제적인 요인이 우선 검토 대상이 될 것이다. 따라서 국내외 대부분의 전시장은 시내 중심이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용이한 곳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에어쇼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활주로 보유나 비행 안전성 검토는 필수적이며, 그 다음이 접근성과 주변 인프라 등이다.
에어쇼 전시 품목은 항공기, 위성, 로켓 등이다. 물론 완성기를 구성하는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실내 전시관에 참가하지만, 최종 조립품을 생산하는 업체로는 비행기와 로켓을 전시할 수 있는 대규모 야외 전시장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에어쇼 개최 장소는 활주로 보유, 비행 안전, 야외 전시장과 실내 전시장 구성이 가능한 곳이어야 한다. 세계 유명한 국제선 공항에 전시관을 설치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다. 따라서 전 세계 모든 에어쇼는 국내의 인천, 김포, 김해 공항처럼 교통 인프라와 항행 안전시설이 우수하고 정기 여객기 운항이 많은 공항이 아닌 시 외곽의 제3, 제4의 공항에서 개최될 수밖에 없다.

세계 주요 에어쇼 개최 장소 현황

1909년 시작한 파리 에어쇼는 파리 시내 그랑팔레에서 개최되다가 1953년 현 장소인 르부르제 공항으로 옮기면서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실내 전시관은 130,000m²이며, 야외 전시장은 192,000m²이다. 1971년 행사에는 에어버스 A300의 실물을 처음으로 선보였고, A380은 2005년 4월 첫 비행 성공 이후 두 달 후인 2005년 6월 일반인을 대상으로 첫 비행을 선보였다.
1920년에 에어쇼를 시작한 영국은 1949년 런던 시내에서 약 30km 남서쪽에 위치한 판보로로 장소를 옮겼다. 그동안 실내 전시관은 약 70,000m²에 대형 텐트를 설치하고 전시관을 구성하였으나, 현재 12,500m²의 규모로 새로운 상설 전시관을 공사 중이다. 2018년도 판보로 에어쇼에서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야외 전시장은 100,000m²이다.
싱가폴은 1981년 Asian Aerospace라는 타이틀로 첫 행사를 개최한 이래 대형 텐트를 설치하여 에어쇼를 개최하였으나, 2008년 40,000m² 규모로 상설 전시관을 건립하고 행사의 명칭도 싱가폴 에어쇼로 바꾸어 개최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차이나 에어쇼가 기존 전시관을 철거하고 2016년 50,000m² 규모로 실내 전시관을 신축하였으며, 베를린 에어쇼는 2012년 20,000m² 규모로 실내 전시관을 신축했고, 두바이 에어쇼도 2013년에 약 35,000m²의 규모로 실내 전시관을 신축했다.

 

 

 

항공산업 기술 홍보의 장이자 축제의 장

다른 소비재와 달리 에어쇼 전시회에 출품하는 제품 성격상 바이어 대부분은 정부, 군, 항공사, 항공기 부품 제조업체 등이며 이들이 마케팅 대상자가 된다. 따라서 모든 에어쇼는 출입자를 제한하여 비즈니스 데이와 퍼블릭 데이로 철저히 구분하여 운영한다.
일반인들이 입장 가능한 퍼블릭 데이는 항공 분야 축제의 장으로 운영한다. 주로 주말을 이용하여 개최되는 퍼블릭 데이에는 대략 이틀간 약 20~30만 명의 인원이 입장한다. 호주 에어쇼는 캠핑카를 소유한 참관객들을 위해 1박2일 입장권을 판매한다. 각국의 공군은 공역 통제와 항공기 전시, 비행 운영 이외에 주말에는 군 홍보를 위해 역사 항공기 비행 및 전시 등을 한다. 차이나 에어쇼는 행사 기간 중 도로를 통제하여 에어쇼 전용도로로 운영하고, 베를린 에어쇼는 시내에서 전시장까지 특별 전용열차를 운영한다. 판보로 에어쇼 퍼블릭 데이의 교통경찰은 코스프레 복장으로 축제를 더 흥겹게 만든다. 군과 경찰, 주최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로 각국은 에어쇼를 산업 측면에서 접근뿐만 아니라 축제의 장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에어쇼 행사장에서 비행은 단순 볼거리를 위한 이벤트가 아닌 항공기의 비행 성능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급상승, 급선회, 배면 비행 등의 곡예비행은 항공기의 성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팀을 이룬 포메이션 비행은 조종사의 기량이 우수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에어쇼를 개최하는 각 나라들은 공군에서 운영하는 곡예비행팀을 활용하여 에어쇼 피날레를 장식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국에서 개발한 항공기로 팀을 구성함으로써 자국 항공기의 우수성도 같이 홍보하는 나라는 미국, 프랑스, 영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손가락에 꼽는다.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자체 개발한 비행기로 곡예비행팀을 운영하고 있다.

 

 

국가적 행사로 육성되는 에어쇼

에어쇼는 그 경제적인 파급 효과가 매우 커 많은 나라에서 국가적인 행사로 개최하고 있다. 파리 에어쇼의 경우 참가 업체가 2,300개가 넘고, 참관객 수는 외국인만 13만 명이 넘는다. 특히 보잉, 에어버스, 록히드마틴 등 세계 유수의 항공기 제조업체와 민간 항공사, 해외 군 초청자는 5성급 호텔 숙박, 렌트카 사용, 고급 만찬 진행 등 일반 비즈니스 출장자 보다는 몇 배의 비용을 지출한다.
항공 역사와 같이 시작한 에어쇼는 1, 2차 세계대전 중에 잠시 중단되기도 하였지만 기술개발 촉진과 마케팅 장으로서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초기에는 유인기와 관련된 아이디어 상품과 신기술 소개가 큰 역할을 차지했었다. 100년이 지난 지금은 무인기 제품이 많이 출품됨으로써 초기 에어쇼의 그 성격과 역할은 변하지 않고 있다.
에어쇼 상설 실내 전시관의 연간 가동율은 평균 5%에도 못 미친다. 또한 모든 에어쇼는 격년제로 개최되기에 에어쇼 없는 해에 실내 전시관은 거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 정부에서 공항에 상설 전시관을 건설하고 전시 인프라를 구축하는 이유는 에어쇼를 단지 전시회가 아닌 항공산업 기반 협력 기회 확보와 자국의 항공 기술력 홍보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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